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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굳게 닫힌 빗장, 그 안쪽의 ‘진짜 농협’ 들여다 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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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역농협 조합장을 역임했던 한 농민이 있다. 20대 때 농자재를 외상으로 사기 위해 농협 조합원이 된 평범한 농민이었던 그는, 조합장 당선 뒤 본격적으로 농협의 각종 문제점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조합장직에서 물러난 뒤 농협조직의 구조적 문제점을 현장에 속속들이 알리는 ‘농협 전문가’로 거듭난 그가, 최근 농민의 관점에서 농협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새 책을 냈다.

경남 창원시 동읍에서 30년 남짓한 기간 동안 농민으로 살아온 김순재 전 동읍농협 조합장이 지난달 20일 새 책 <김순재의 농협 빗장풀기>(뜻있는도서출판)를 발간했다. <김순재의 농협 빗장풀기>는 김순재 전 조합장이 201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2년간 <한국농정>에 실었던 동명의 기획연재 내용을 하나로 묶어 정리한 책이다. 김 전 조합장은 당시 전직 지역농협 조합장으로서 바라본 농협의 문제점 및 농협개혁을 위한 대안을 농민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 바 있는데, 이번에 당시 연재 내용을 재정리해 책으로 낸 것이다.

김순재 전 창원 동읍농협 조합장
김순재 전 창원 동읍농협 조합장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으로서 창원에서 활동해 온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래 2010~2015년 동읍농협 조합장을 역임했다. 그는 조합장에 취임하고 나니 농협 바깥에선 보이지 않았던 농협조직의 각종 문제점을 볼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합원이 주인’이라는 농협에서 정작 농민조합원이 주인 노릇을 못 하는 구조, 이익을 과도하게 내면 안 되는 조직인 협동조합이 이익을 자랑하는 현실, 조합장 선거 과정의 문제, 농민의 이익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농협의 구조적 문제 등 하나하나가 농민 출신 조합장으로선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13년 전국 각지에서 농협개혁을 고민하는 조합장들과 함께 ‘농협조합장 정명회’의 발족에 나서는 등, 조합장 재임 시부터 농협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2015년 동읍농협 조합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조합장직에선 물러났다. 그러나 이후 <한국농정> 기고 등을 통해 농민의 관점에서 농협개혁 방안을 이야기하는 등, 농협에 대한 날카로운 눈초리를 한순간도 거두지 않았다. <김순재의 농협 빗장풀기>는 김 전 조합장의 예리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1부에선 농협의 수지 구조와 협동조합으로서 농협의 정체성을 진단하며, 2부에선 지역농협 조합장직에 대한 모든 것과 농협 사업의 진행 양상, 관행화된 지역농협 문화 등을 다룬다. 3부에선 조합장 선거제도를 중심으로 농민-농협 간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4부에선 농협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농민 스스로의 역할을 묻는다.

김 전 조합장은 책의 여는 글에서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원래 그래 왔다’는 말 아래, 농협의 빗장은 오래도록 굳게 닫혀 있었다”며 “이 책은 그 빗장을 하나씩 천천히 열어보려는 시도다. 빗장을 여는 힘은 농민 스스로에게 있다. 농협이 공짜로 주어진 것이라면, 이제는 그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농협에 걸려 있던 빗장, 그 안에서 농협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농민들은 알기 힘든 상황이었다. 김순재 전 조합장은 그 빗장 안쪽으로 들어갔고, 그 빗장을 풀어내어 농민들이 농협 내부의 각종 고칠 거리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김순재의 농협 빗장풀기>는 농협개혁을 고민하는 모든 농민에게 ‘농협의 빗장을 함께 풀 방법’을 알려줄 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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