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거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국내 낙농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축산학회는 8∼10일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6년 국제 연합 심포지엄 및 학술 발표회’를 열었다. 한주석 낙농진흥회 집유사업팀장은 행사 분과 중 하나인 낙농연구회 심포지엄에서 ‘전국 단위 집유체계 구축을 통한 국내 낙농산업 구조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 팀장은 “국내 유업체는 가공장 인근에 낙농가가 있어도 계약농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착유한 원유를 조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면서 “그러다보니 같은 지역을 여러 업체의 집유 차량이 중복 운행하는 비효율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업체간 경쟁 탓에 원유량이 남거나 부족해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유통비용이 과도하게 든다”고 꼬집었다.
한 팀장은 “따라서 집유 노선을 전국 단위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유업체별로 해당 가공장과 가까운 낙농가의 원유를 우선 조달하도록 하고, 유업체간 공급량에 따른 거래대금을 사후 정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음용유 원가가 1ℓ당 1084원인 상황에서 집유비는 전체의 5%(50원) 수준”이라면서 “이것만 잡아도 유업체·농가가 상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팀장은 관련 시범사업 결과도 공개했다. 진흥회가 지난해 7∼12월 농협경제지주·한국낙농육우협회·한국유가공협회 등 11곳과 함께 집유 노선 효율화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집유 거리는 65% 단축됐고 관련 물류 비용은 40% 절감됐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이를 위해선 전국 낙농 물류 데이터를 전수조사한 후 편익을 계량해 최적의 집유 노선을 개발하는 과제가 선행돼야 하며, 집유 주체를 지역 농축협, 유업체, 진흥회에서 한곳으로 일원화하도록 관련법을 손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유용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학술 발표회 개막 당일 기조강연에서 “국내 낙농산업은 한국전쟁 이후 불모지에서 빠르게 성장했지만 학교급식과 분유 중심 소비 구조에 안주하면서 시장 변화에 뒤처졌다”고 짚었다. 이어 “배앓이가 적은 것으로 알려진 에이투(A2) 우유 등 해외 소비 흐름을 반영한 연구 개발로 국내 낙농산업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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