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심미진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이 개발한 토착 발효미생물이 산업 현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실러스 아밀로리퀴파시엔스 KACC92193P 균주는 메주 발효 기간을 한달에서 2주로 줄여주고 된장과 고추장을 만드는데 맛과 풍미까지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이 균주는 수원발효연구소를 통해 균주제품으로 생산돼 장류 생산업체인 ‘ㄱ’사에 공급됐다. 이 업체는 이 균주를 활용해 메주를 만들어 장류 제품으로 생산해 지난 3월 미국에 첫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지애 N9은 토착 효모로 수입 효모에 비해 알콜 생산량이 36% 높고 향기 성분을 생산하는 장점을 지녔다. 이 효모를 기술이전받은 전통주 회사는 미국, 호주, 홍콩, 베트남 등에 수출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토착 발효미생물을 민간 기업에게 분양·기술이전해 산업을 활성화하는 배경에는 나고야의정서 시행이 있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을 활용해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으로 생물자원 주권과 이익 공유에 대한 국제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장류, 주류, 식초류 등 전통 발효식품 산업에서는 고유한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도 품질 편차를 줄일 수 있는 국산 종균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맞춤형 발효 종균 개발과 산업화’를 확대하고 토착 발효미생물을 선발해 산업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효모, 곰팡이, 세균 등 215개의 균주를 확보해 전통 발효식품에서 유래한 유용 미생물 자원화를 지원한다. 농진청은 매년 20개의 균주를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선발된 미생물은 씨앗은행(KACC) 사이트를 통해 분양하고 있다. 215개 균주 특성 정보는 ‘농식품올바로’ 누리집에서 제공하고 있다.
또 종균을 개발해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36종의 종균을 분말 또는 액상 형태의 발효 종균 제품으로 개발했다. 최근 10년간 종균 업체 또는 발효식품 제조업체에 기술이전이 435건에 이르며 250건이 사업화로 이어져 K-푸드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농진청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확보한 미생물의 데이터베이스화도 진행 중이다. 발효 특성, 기능성, 안전성 등 1만8000여 건의 정밀 분석 정보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 균주 추천 등 수요자 맞추명 서비스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다양한 균주를 조합해 자연 발효에 가까운 풍부한 맛을 내는 ‘종균 묶음(패키지) 기술’과 종균 활성 유지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농진청은 이와 함께 발효 미생물을 식품 제조·가공 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재하는 업무도 실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 기관, 대학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며 식용 근거, 안전성, 기능성 등 과학적 데이터를 식약처에 제공했다. 이에 김치 유래 유산균 2종이 식품 원료로 신규 등재하는 성과를 냈다.
박성우 농진청 식품자원개발부장은 “토착 발효미생물의 산업화는 수입 균주를 대체하고 K-푸드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발효식품 업체들이 더욱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국산 종균의 경제성과 현장 적용성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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