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원재정 편집국장·정리 한우준 기자]
취임 1주년이 지났다. 그간 경영에 주안을 둔 부분이 있다면
농식품부 차관을 그만두고 사장에 취임하기까지 많은 사람을 만났다. 고향(진천)에 내려가보니 농어촌공사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이 의외로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용수로 배수와 관련된 것, 또 하나는 농지은행의 청년농 우선 정책. 이런 불만들을 어떻게 해결할까를 마음속의 가장 큰 짐으로 느껴왔다.
조직의 미래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결하는 것도 숙제였다.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의 사장으로서 내린 결론은, 정부나 지자체가 위탁할 사업을 우리가 만들어나가자는 것이었다. 정부의 정책과 사업은 점점 다양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 이에 맞춰 사회간접자본(SOC)이나 농지은행 등 기존의 위탁영역 내에서 농민들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이 공사의 성장, 미래 먹거리를 위한 방향이라 보고 경영에 임하고 있다.
말씀대로 농민들 사이에선 침수 피해 등과 관련해 공사와 소통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다
사실 공사의 배수시설들은 전부 과거 20~30년 강우 빈도를 기준으로 설계돼, 요즘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의 호우엔 대응하기가 어렵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는 농민들도 계시는 반면, 무조건 공사가 잘못했다는 식의 얘기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운영상의 잘못이 없는데도 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공사가 피해를 보전해주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피해의 책임이 공사에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공공기관이다 보니 민간 기업과 달리 예산 편성과 집행에 있어 신축성이 별로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고, 농민들 편에 서서 판단하며 풀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으나 해결의 여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관리나 운영상의 잘못이 명확한 경우 농가들과 빠르게 소통하고, 그 피해를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한 제도적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
취임 후 ‘복구’보다는 ‘예방’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앞으로 현장 농민들이 걱정을 덜 수 있을까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예측 능력을 높여 짧은 시간이라도 대응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집중호우를 언제 예측하느냐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의 노력과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예측 능력에 관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모형을 여러 개 만들고 있다. 수리시설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AI·자동화 진행률은 40% 정도까지 올라왔다. 2030년대 중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리시설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상태양광사업 확대 계획이 여러모로 주목을 받았다. 향후 청사진은
공사와 연관된 태양광 사업모형은 크게 세 가지다. 햇빛소득마을, 영농형태양광, 그리고 공사 자체사업인 수상태양광. 수상태양광 사업은 지난해까지 162지구 약 306MW를 개발했고 2030년까지 3GW 규모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 사업 방식을 바꿨는데, 주민·발전사업자·농어촌공사가 수익을 3:3:3으로 균형 있게 가져가는 방식으로 바꿔 수용성을 높이고 사업 확대 가능성도 키웠다.
현재 수리시설 유지관리를 위한 적정 예산이 6500억원 가량 필요하지만, 매년 편성되는 예산은 4300억원 정도다. 그러니까 앞서 얘기한 농민 불만이 1년에 2000억원 어치씩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거다. 수상태양광 사업의 발전수익을 연간 2000억원 정도로 예상하는데, 이것을 100% 농업용수 관련 현장서비스에 쓸 생각이다. 계획대로 2032년 무렵 완공이 된다면 2033년부터는 예산 부족과 관련한 어려움이 많이 완화되거나,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균등 이익 배분’에 동의하는 민간사업자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앞으로 수익 배분 비율을 칼같이 엄격하게 지키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고, 대상지를 결정하고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예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익을 균등하게 나눌 필요는 있고 공사는 이를 기본 원칙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대상지들 중엔 주된 사업자가 될 기업들이 이미 이 조건을 받아들인 곳도 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수상태양광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리스크가 낮아진 영향이 있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아산호와 간월호가 첫 사업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관장으로서 ‘임기 내’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임기 내 목표 첫 번째로 농민들이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농어촌공사를 만들고 싶다. 또 취임할 때 직원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직원들이 농어촌공사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세 번째가 있다면 ‘안전’이다. 공사에선 연간 1500개소의 사업 현장이 항시 돌아가는데 이 중 65%가 50억원 미만의 사업장이다. 기본적으로 소규모 업체가 들어올 수밖에 없고, 갖춰진 안전 관리체계에도 불구하고 모든 현장에서 항시 작동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취약한 환경이다. 이 안전 문제에 조금 더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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