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은] ‘아키타코마치R’을 둘러싼 논란](https://cdn.ikpnews.net/news/thumbnail/202607/70953_51088_2836_v150.jpg)
최근 쌀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 때아닌 신품종 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주인공은 아키타현에서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아키타코마치’의 후속 품종인 ‘아키타코마치R’이다. 작년 11월 25일,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은 12개국 13개 단체와 함께 일본에서 생산유통되고 있는 ‘아키타코마치R’이 국제적인 유기농업 원칙과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의 서한을 농림수산 대신과 아키타현 지사에게 보냈다. 그리고 올 3월에는 IFOAM과 농림수산성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국제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며칠 전인 7월 5일, ‘아키타코마치를 지키는 모임’이 주최한 ‘왜 IFOAM은 아키타코마치R에 노(No)라 말하는가?’라는 세미나가 아키타현 아키타시에서 열렸다.
아키타코마치R은 아키타현에서 주력으로 생산해 오고 있던 ‘아키타코마치’라는 품종의 후속 품종이다. 맛과 품질에 있어서는 기존 아키타코마치와 다를 바가 없지만, 토양 중에 있는 카드뮴 흡수를 억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카드뮴은 토양 중에 널리 존재하는 중금속으로 장기간 노출이 되면 신장이나 폐, 간 등에 장애를 일으키고, 특히 칼슘 대사를 저해해 골다공증과 골연화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화학공업 중심의 고도경제성장기에 큰 사회문제가 되었던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도 광산에서 배출된 카드뮴 중독이었다는 점에서 카드뮴에 대한 일본인들의 불안감과 관심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카드뮴 흡수성이 아주 낮은 ‘고시히카리칸(環)1호’와 기존의 아키타코마치를 교배해 선발한 품종이 아키타코마치R이다. 아키타현은 지역의 주력품종을 아키타코마치에서 아키타코마치R로 전환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착실한 준비를 해 왔다. 우선 2023년부터 원종 생산을 개시하고, 아키타코마치R을 지역 특산품종으로 등록했다. 2024년부터 지역 농가에 보급할 종자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025년 전면적으로 보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키타코마치R에 대한 불안감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방사선육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이다. 아키타코마치R의 육종에 사용된 ‘고시히카리칸1호’가 방사선을 쬐어 육종한 돌연변이 품종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키타현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계인 고시히카리칸1호가 방사선육종을 통해 만들어 낸 품종이기는 하지만, 아키타코마치와 7반복을 교배해 선발한 품종이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아키타코마치R 자체에 직접 방사선을 조사(照射)해 육종된 품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농가부터 점진적으로 보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모든 농가에 전면적으로 품종을 전환하라고 하는 아키타현의 자세에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농민들은 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동안 재배해 왔던 아키타코마치를 지키겠다면서 ‘아키타코마치를 지키는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한편 유통과정에 있어서도 포장지에 품종명을 ‘아키타코마치’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아키타코마치R을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아무리 우수한 품종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득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다. 물론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일반 소비자나 농민은 잠재적 리스크에도 크게 반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사례는 아키타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부러운 것은 일본의 지자체가 지역 특색에 맞는 농작물 품종 개발에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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