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국제 분쟁, 팬데믹 등이 이어지면서 세계 식량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국가 간 농식품 교역 확대는 식량 공급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지만, 한 지역에서 발생한 위기가 전 세계로 빠르게 번지는 구조도 한층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발간한 ‘2026 농산물 시장 현황(The State of Agricultural Commodity Markets 2026)’ 보고서를 통해 세계 농식품 시장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질수록 외부 변수에 대한 취약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 농식품 무역량은 약 2배, 무역 규모는 4000억달러(약 589조원)에서 2조달러(약 2946조원)로 5배 증가했다. 저소득·중소득 국가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면서 식량 공급 안정과 가격 변동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교역망이 촘촘해진 만큼 이상기후와 분쟁, 팬데믹, 거시경제 불안, 금융위기 등 특정 지역의 위기가 다른 나라로 빠르게 번질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세계 열량 공급의 핵심인 밀·옥수수·쌀 등 주요 곡물은 일부 수출국에 생산이 집중돼 있어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국제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 국가는 이런 가격 급등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모의 분석 결과, 미국에 대규모 가뭄이 발생할 경우 국제 곡물 가격이 57.6% 오르고 전 세계 영양부족 인구는 약 4090만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다른 주요 생산국까지 동시에 생산 피해를 입으면 곡물 가격은 약 70% 상승하고 영양부족 인구도 약 1억600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FAO는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역을 위축시키기보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국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갑작스러운 수출 제한과 같은 시장 개입보다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무역 정책을 통해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 세계 식량시장 안정의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 원문은 FAO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미혜 기자 roseli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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