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업계의 염원을 담아 제정된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한우산업법)’의 하위법령이 예정된 시행일을 코앞에 두고 제동이 걸린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우산업법’은 지난해 7월 제정돼 이달 23일 시행에 들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법 시행일에 맞춰 하위법령인 시행령·시행규칙도 함께 공포·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16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가 ‘한우산업법’ 본법·하위법령의 일부 조항을 ‘과잉규제’라고 지적하면서 하위법령 시행이 최종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조항은 ‘한우산업법’ 제26조다. 이 조항은 기업자본과 기업의 한우 생산업 참여 제한 기준을 구체화했다. 법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한우 생산업에 참여하려는 경우 농림축산식품부령에 따른 기준을 충족하여야 한다’고 명시됐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시행 예정이던 ‘한우산업법’ 시행령·시행규칙엔 ‘중기업’ 규모 이상 기업이 한우 생산업에 참여하려면 ▲저메탄사료를 급여하고 ▲전체 출하마릿수의 30∼50%를 28개월령 이하로 출하하며 ▲저탄소 분뇨처리 시설을 갖추고 ▲조사료용 사료작물 재배 토지를 확보하는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농업분야에서 중기업은 평균 연매출 80억원 이상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한우산업법’과 하위법령의 해당 조항에 대해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 소속 일부 위원이 ‘과잉규제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며 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우산업법’ 하위법령이 23일 시행되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 “8월7일께 다시 열릴 예정인 규제합리화위에 해당 내용의 취지를 잘 설명해 원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우산업법’ 제26조는 기업과 견줘 자본력과 시장 대응력이 취약한 한우농가를 보호하고자 마련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은 “해당 조항은 기업의 시장 진입 자체를 차단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기업이 규모화의 이익을 누리는 만큼 수급·환경·방역·지역사회에 대한 책임도 함께 지도록 하는 비례적 규율”이라면서 “여야 합의로 마련된 법률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위법령의 해당 규정이 원안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식품부 관계자 역시 “현실적으로 한우는 임신·출산·비육 후 출하까지 3년 안팎 걸리기 때문에 조항과 상관 없이 기업이 한우 생산업에 진출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