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농업계 전반의 농협 2차 개혁안 논의 과정에서, 농협조직은 어떤 기조를 유지하고 있을까? 요약하자면 경제사업 분야의 농협 역할 확대에 대한 의지는 보이나, 경제사업 활성화와 연계돼야 할 구조개편엔 소극적인 분위기다.
지난 15일, 농협중앙회(회장 강호동)는 농민 실익 증진을 위한 생산-유통-판매체계 전방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 관련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농협에서도 나름의 계획을 내놓은 셈이다.
핵심 내용은 △산지 전속출하 집중 지원으로 농민 가격 결정력 회복 △산지-소비지 직거래 확대로 유통단계 축소 △사업 주체 간(B2B) 사업 확대 △농협 가공사업 경쟁력 강화 △경매 거래 중심에서 온라인도매시장 중심으로의 거래 중심축 전환 △산지유통센터(APC) 연계하의 NH싱씽몰(농협의 농산물 전문 인터넷 쇼핑몰) 전국 단위 배송서비스 강화 등이다.
핵심 내용을 살펴보자면, 우선 생산단계에선 산지 전속출하를 확대해 물량을 결집시키고 교섭력을 높여 ‘농업인 중심 가격 결정력’을 회복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정예화된 산지 전속출하 생산자조직을 육성하고, 공동마케팅 등 광역단위 품목별 연합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유통단계에선 중간 유통마진을 최소화해 농가 수취가를 늘리고자 한다. 산지-소비지 간 직거래를 확대하고 1도-다농 자매결연(한 도시가 여러 농촌 지자체와 맺는 자매결연)으로 도시·농촌농협이 함께하는 ‘도농상생장터’를 늘려가겠다는 게 농협 측의 계획이다.
판매단계에선 농산물 부가가치를 극대화해 농업소득 제고에 이바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협 가공공장을 중심으로 히트상품을 육성하고, 외식 기업 등과의 순환협력형 기업 간 거래(농식품 공동개발·공동마케팅)를 확대하고자 한다.
농협 유통체계의 온라인 중심 재편 역시 주목할 만하다. 기존의 경매 거래 중심 공판장 운영체계를 예약형 정가수의 기반 온라인 거래체계중심으로 전환하고, 온라인 유통 전담조직을 신설함으로써 가격 변동성 완화에 나서고자 한다. NH싱씽몰은 전국 150여 군데의 APC를 물류기지로 활용해 전국 단위 산지 직송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농협이 내놓은 계획은 민관 합동 농협개혁추진단 및 농협개혁진영에서 논의되는 내용과 큰 틀에선 유사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사업 활성화와 함께 고민해야 할 ‘구조개편’ 계획은 찾아보기 힘들다. 농협은 여전히 지배구조 및 지역농협 개혁 등의 구조적 접근에 대해선 거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농협은 1차 개혁안의 핵심 과제인 ‘농협 감사위원회 독립’ 건에 대해서도 여전히 반대 기조를 유지 중이며, 조합공동사업법인 운영체계 개편 등에 대해서도 우호적이지 않다.
농협중앙회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으로 농협개혁추진단에서 고민 중인 ‘농협 경제·금융지주의 사업연합회 전환’에 반대하며 현행 체제 유지를 주장한다. 농협금융지주의 신용사업 수익을 농협중앙회라는 매개조직을 통해 농협경제지주에 투입하는 현 체제를 유지하자는 뜻이다.
국내외 농협구조 관련 대표 전문가인 현의송 한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대표는 “경기침체 심화 등 대내외의 부정적 요인이 가득한 상황에서, 신용사업 수익에 기반한 농협 경제사업 운영이 앞으로도 가능하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앞서 비슷한 체계를 유지해 온 일본에서 이러한 상황을 이미 겪었다”며 농협조직이 경제사업 활성화 영역에 총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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