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해마다 이상기후가 심화하는 가운데 올여름 기후의 형태는 또다시 새로운 모습이다.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문을 두드리는 새로운 양상에, 여름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 벼 병해충 확산 가능성을 두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현장 예찰·방제 전문가들을 통해 현재 주로 언급되고 있는 도열병과 비래해충의 발생·확산 가능성을 알아봤다.
일부지역 도열병 ‘주의’…확산세 크진 않아
도열병은 도열병균에 의해 발생하는 벼 병해로, 잎·줄기·목·가지·이삭에 이르기까지 전 생육기에 걸쳐 발병할 수 있으며 이 시기 관찰되는 것은 잎도열병이다. 이후에는 이삭목과 마디까지 검게 변하는 ‘목도열병·마디도열병’이 나타나며, 이삭 전체가 하얗게 마르는 ‘이삭도열병’이 나타나면 등숙 불량·수량 감소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피할 수 없다.
여름철 잎도열병은 낮은 기온(25도 수준)·강우·적은 일조량이 계속 이어져 습도가 높을 때 발생하기 쉽다. ‘농작물 병해충 중앙 예찰단’을 편성해 각 지역 도 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예찰에 나서고 있는 농촌진흥청은 지난 7월 1일 경기도 여주에서의 최초 발생 확인 이후 일부 지역에서 추가 발생이 확인되자 지난 20일 벼 도열병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농진청은 운영 중인 병해충 관찰포를 기준으로 전남광주·경남 일부 지역에서 발생을 확인하고 발생 추이를 지속 관찰하고 있다. 다만 보다 길어진 폭우에 상대적으로 더 저온다습했던 중부지역에서는 오히려 눈에 띄는 결과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7월 16일 기준 지역별 발생 추정 면적은 전남·광주 2368헥타르, 경남 221헥타르, 인천 168헥타르, 강원 112헥타르 등이다.
이에 대해 이경재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지도관은 “관찰포 조사는 일종의 샘플 조사이나 현장 예찰에서도 관찰 보고와 거의 비슷하게 나오는 추세다. 충남·전북 지역 역시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전년·평년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감소된 수준을 보이고 있다”라며 “기상 상황에 따라 발생 양상은 얼마든 바뀔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식량과학원·경남도농업기술원·전남광주특별시농업기술원 등도 전남광주 보성·고흥, 경남 고성·통영 등 저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된 일부 남부지방에서 잎도열병 발생이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경남·전남광주 지역 예찰에 참여한 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는 “발생지역들이 기본적으로 도열병 발생에 적합한 기상 환경이었고, 경남의 경우 주 재배 품종이 도열병에 조금 약하기도 했다. 또 밭작물의 후작으로 벼를 많이 재배하는 지역 특성상 남아 있는 비료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아떨어졌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관계기관들은 이제 본격적인 고온기에 접어든 만큼 장마가 이대로 종료된다면 추가 확산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삭도열병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한 포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벼멸구·혹명나방 유입 확인…“조기 발견·적기방제 중요”
한편 벼멸구 등 비래해충을 본격적으로 대비해야만 하는 시기도 이 무렵이다. 벼멸구의 경우 6월 유입을 전제로 한 달의 산란기를 거쳐 7월 중순부터 성충이 출현하는 특성을 지닌다. 혹명나방 역시 비래 후 한 달 남짓 유충과 번데기 기간을 거쳐 1세대 성충이 7월 하순부터 관측된다.
농진청과 각지 농업진흥기관에 따르면 벼멸구의 경우 현재 일부 지역에서 알을 낳지 못하는 약충이 주로 발견되는 저위험 상황으로, 알을 낳는 1세대 성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초기 방제가 중요한 시기다. 반면 혹명나방은 전남광주 지역 전 시군에서 번데기들이 관측돼 적기방제가 없다면 성충 출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장 예찰과 방제 전략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시기적절한 방제와 지속적 관찰 등 현장의 깊은 관심이 피해를 막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하상훈 경남농업기술원 지도사는 “멸구류와 혹명나방은 6~7월 사전 예찰이 중요하다. 경남은 초기 예찰 결과 해충 발생이 확인되고 있으나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전국 각 시·군에서 펼치고 있는 방제 활동이 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공동방제 전·후로 농가가 생육과 병해충 발생 여부를 계속 살피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언제나 병해충의 위험은 있지만, 그 피해의 크고 작음은 농가의 관심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본인 논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종준 전남광주농업기술원 지도사도 “이미 혹명나방 유충이 번데기로 바뀐 상황이고, 시군별로 피해 입은 잎이 관측되고 있다”라며 “아직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혹명나방이 이미 지역에 날아왔고 곧 성충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방제를 잘해야 한다고 지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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