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농협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농협이 펼치는 활동이 수시로 올라온다. 하나로마트·종합자재센터 할인 행사, 포항농협 카페(PHNH) 원데이클래스, 농협 장학금 지원 등 유쾌한 영상을 곁들인 정보들은 지역민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지난해 7월 개설된 인스타그램을 필두로 포항농협은 조합원·시민이 상생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포항농협은 대표적인 중소도시형 농협이다. 정조합원 4800여명이 시금치·부추를 주력으로 농업에 종사하고, 약 10만명의 준조합원이 금융·경제 사업을 이용한다. 여·수신, 판매, 마트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자산은 2022년 1조2000억원대에서 지난해 1조4000억원대로 확대됐다.
그럼에도 포항농협은 사업이 ‘변곡점’에 있다고 본다. 갈수록 농업 생산 기반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현 상태라면 2040년 정조합원수가 약 1600명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농협중앙회와 함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배경이다.
컨설팅을 토대로 포항농협은 ‘포항시민·조합원 상생 No.1 융복합 금융·유통 허브’를 2040년 새로운 비전으로 설정했다. 농업을 테마로 조합원과 시민이 한데 어울리고 이들에게 편익과 삶의 활력소를 주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최동관 포항농협 조합장은 “비대면 소비가 늘어 공판장 출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농협이 우선 할 수 있는 일은 SNS를 통해 지역 소비자들을 농협 우군으로 만들고 농협을 찾게 하는 것”이라며 “파크골프대회, 우리농협가자운동 등으로 주민 친화 농협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포항농협은 ▲로컬푸드 브랜드 생태계(가공, 디지털 커뮤니티, 온·오프라인 판매) ▲특화금융(금융+물류 복합센터, 신산업 기업 금융) ▲포항형 생활복지(영농 일관대행, 복지허브)를 발전 전략으로 수립했다.
로컬푸드 생태계 구축은 막 첫발을 뗐다. 포항의 새로운 주거지로 떠오르는 ‘침촌지구’에 포항농협 카페(PHNH)를 열고 로컬푸드숍을 설치하면서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로컬푸드를 사계절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안도 모색 중이다. 공급망이 갖춰지면 온라인상에 농민·소비자가 함께하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카페에 맞닿아 있는 종합자재센터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2024년부터 시작된 ‘우리농협가자운동’은 미래 생존을 위한 포항농협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합원이 중심이 돼 가족과 지인에게 농협사업 이용을 권장하는 운동이다. 지난해 농협중앙회의 ‘전국형 마케팅 우수사례 공모’에서 1등을 수상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 조합장은 “카페와 종합자재센터에 이어 금융점포가 한자리에 모이면 조합원·시민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지역 특화금융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기반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중장기 계획을 안정적으로 이행해 ‘지역민과 어울리는 농협’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농협 중장기 발전계획의 방향성이 맞고, 실행 가능성이 있다면 농협중앙회가 벤처투자를 하듯 확실하게 미래사업을 키워주기 바란다”고 했다.
정인호 농협중앙회 미래혁신실장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포항농협의 모델이 성공하면 중소도시형 농협들의 표본이 될 것”이라며 “우수 사례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